양무리흰돌문학관

흰돌문학관/좋은 시 모음 2

인생 시 모음/무자천서(자연의 책)에서 옮김

+ 간단하다 검은 리본 속 사진 입 언저리 파르르 떨며 무언가 말을 할 듯 말듯 하다 땅을 파고 하관하고 마지막을 햇살이 덮어버린다 누군가 나직이 말한다 착한 일 많이 했으니 좋은 곳으로 갔을 거야 간단하다 일생이 너무나 간단하다 (임강빈·시인, 1931-) + 발자국 바닷가 모래밭에서 외줄기 발자국을 본다. 문득 무언가 하나 남기고 싶어진다. 바람이 지나고 물결이 스쳐 모든 흔적이 사라져도 자그만 발자국을 남기고 싶다. (박두순·시인, 1950-) + 인생 너무 크고 많은 것을 혼자 가지려고 하면 인생은 불행과 무자비한 칠십 년 전쟁입니다 이 세계가 있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신은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낮에는 해 뜨고 밤에는 별이 총총한 더없이 큰 이 우주를 그냥 보라고 내주었..

좋은 시/무자천서(자연의 책)에서 옮김

ㅡ헤르만 헤세ㅡ 숲 가의 가지들 금빛에 타오를 때 나는 홀로 길을 갑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몇 번이나 둘이서 걸었습니다 이 좋은 날에 오랫 동안 마음에 지니고 있던 행복도 슬픔도 나에게서 이제 먼 향기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잔디풀 태우는 연기 속에서 농부의 아이들이 뛰어 놉니다 거기 나도 끼어들어 어린이와 더불어 가락 맞춰 노래 합니다 ★내가 만든 꽃다발 -삐에르 드 롱사르- 활짝 핀 꽃을 꺾어서 꽃다발을 바칩니다 이 저녁 꺾지 않으면 내일이면 시들 이 꽃들을 그대는 이걸 보고 느끼겠지요 아름다움은 머지않아 모두 시들고 꽃과 같이 순간에 죽으리라고 그대여 세월은 갑니다 세월은 갑니다 아니 세월이 아니라 우리가 갑니다 그리고 곧 묘비 아래 눕습니다 우리 속삭이는 사랑도 죽은 뒤에는 아무 것도 아니랍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