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리흰돌문학관

흰돌문학관/시 10

대푸른마을

대푸른마을 이성교 무등 정기 솟아오른 아릿산 뫼봉재 비봉포란형飛鳳抱卵形 명당 터 광산이씨 자작일촌 오백 년 능주 화순 굽이쳐온 두물머리 삼각지 잔디 푸른 강변의 은빛 모래톱 맑은 물에 멱감고 두꺼비집 짓던 곳 코스모스 반기던 농로 오릿길 자동차 소리 요란한 아스팔트에 묻히고 징검다리 여울목 콘크리트 다리 지나면 발길 붙드는 고샅길 낯선 풍경 언덕배기 옛집은 묵정밭 오래련만 큰 대밭 너머 그네 매던 소나무 너만 홀로 푸르구나

흰돌문학관/시 2023.05.30

화순선 탄광역

화순선 탄광 역 3 이성교 검은 흔적 남기고 멈춘, 화순선 녹슨 기찻길 복암, 장동 두 역에서 석탄 싣고 달리던 기차를 탄 차라 불렀지 하루 두 번 객차 달고 달릴 때마다 북적이던 대합실, 떨어져 나간 문짝, 널브러진 잔해들 사이로 탄가루 묻은 바가지 모자 하나, 나무 의자 위에 앉아 수북수북 쌓인 먼지 속으로 묻히는 그리움 천운장 극장₁₎ 북새통은 남가일몽 이런가. 검은돈 가루라 부르며 석탄 싣던 화순선 탄광 역 신나게 달리던 화물칸만큼 가난한 서민의 돈줄이었던 화순 탄광 막장에서 일하시던 동발꾼 친구 아버지 퇴직하던 날 석작₂₎ 하나 가득 받았다는 퇴직금 소문 듣고 시기심이 반 질투심이 반으로 부러워했었지. 광부들의 애환이 녹슬어 있는 화순선 폐선로 뜬금없는 비보 받고 집으로 달려간 아이 홑이불로 가..

흰돌문학관/시 2022.11.06

주님의 사랑 전하리

주님의 사랑 전하리 이성교 주님의 사랑 선물 어떻게 전해 주리오 모든 죄를 자백하면 깨끗하게 하시겠다 약속하신 말씀 믿으라 전하리 자기를 바라보면 죄책감에 눌리리니 주님지신 십자가 바라보라 전하리 주님의 사랑 선물 어떻게 전해 주리오 지은 죄 회개하면 모두 용서 하시겠다 약속하신 말씀 믿으라 전하리 주님지신 십자가는 완전한 사랑이니 자기 의를 버리고 두 손 들라 전하리 주님의 사랑 선물 어떻게 전해 주리오 우편 강도 간청으로 낙원에 함께 하리라 십자가에서 하신 약속 믿으라 전하리 제자로 사는 삶이 믿는 자의 증거되니 주님 지신 십자가 사랑 보이라 전하리 * 작사 과정 : 2022. 2. 13(일) 아침에 일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부른 찬양으로 첫 소절만 기억함. 당일 예배 시간에 설교 속에서 떠오른 뒷부분..

흰돌문학관/시 2022.09.18

김신정 외 현대시론

『현대시론』 - 지은이 / 김신정·오성호·유성호·오문석 - 펴낸 곳 /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 펴낸 때 / 2015년 7월 ​ ​ 제1부. 시의 본질 ​ 제1장. 시를 읽는다는 것 ​ 1. 시란 무엇인가 ​ 1) 시의 정의와 변천 과정 - 동서양 모두 고대사회에서 시의 범주를 현재보다 더 넓고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했다. 시의 범주는 단일한 개념으로 고정되지 않고 변천을 거듭했으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시의 양식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 2) 시의 언어와 용법 - 워즈워드: 산문의 언어와 시의 언어는 운율적인 특성을 제외하면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시골 사람들이 쓰는 시골말을 시의 언어로 선택해야 한다. 자신들의 감정과 생각을 단순하고도 꾸밈없는 표현 방식으로 전달하는 보통 사람들에게서 시어의 ..

흰돌문학관/시 2022.02.23

시적 변용과 형상화

시적 변용과 형상화 문병란(조선대교수, 시인) 요즈음 양산되는 시들을 보면 초보자이든 이력을 쌓은 경우든 시와 산문이 구분되지 않은 시적 해체를 보게 된다. 의도적 해체나 반 시운동은 그 나름대로 변혁 의지쯤으로 볼 수 있으나 수필의 감상을 행과 연으로 전개했다고 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저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잡문적 성격의 수시수상 낙서글 같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을 가지고 실험시, 새로운 시 떠들어도 난처한 일이다. 소설 한 권으로 쓸 것을 짧은 시 한 편으로 쓴다면 전적으로 시의 생명은 ‘함축적 표현’1)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함축, 그것이야말로 시의 생명이며 비법일 것이다. 시적 변용과 형상화 즉 시 만드는 기법에 대해서 이근모 시인의 ‘노을’ 이라는 시를 감상하면서 췌언을 더 할까 한다. ‘변..

흰돌문학관/시 202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