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무리흰돌문학관

흰돌문학관/시작노트

빈집 풍경(시작 중)

루스드라 2022. 10. 7. 15:55

빈집 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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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1

 

벽돌담 넓어진 고샅길 끝 후미진 자드락에

세월의 무게에 눌린 흙담집 한 채

목 빼고 선 살구나무

떠난 주인 기다리다 늘어진 어깨

지붕 덮어 가리 우고,

거미줄로 얽어 둔 구멍 뚫린 바람벽엔

가족들 끈끈한 사랑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매달렸구나.

 

 

 

 

빈집 2

 

벽돌담 넓어진 고샅길 끝

후미진 자드락에 비스듬히

흙담집 한 채

담장 너머 목 늘인 감나무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감이 익어가는데

떠나간 주인은 소식이 없고

거미줄로 얽어 둔 구멍 뚫린 바람벽엔

가족들 도란도란 사랑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매달려 있다.

 

 

빈집 3

 

벽돌담 넓어진 고샅길 끝

후미진 자드락에 비스듬히

흙담집 한 채

담장 너머 목 늘인 감나무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감이 익어가는데

떠나간 주인은 소식이 없고

거미줄로 얽어 둔 바람벽 틈새로

호롱불처럼 가물가물 흔들리는

도란도란 이야기만 맴돌고 있다.

 

빈집 4

 

벽돌담 넓어진 고샅길 끝

후미진 자드락에

비스듬히 세월 버틴

흙담집 한 채

담장 너머 목 늘인 감나무

주렁주렁 감은 익어가는데

떠나간 주인은 소식이 없고

거미줄로 얽어 둔 구멍 뚫린 바람벽엔

가족들 도란도란 사랑 이야기

주저리주저리 매달려 있다.

 

 

 

빈집 5

 

할머니는 요양원으로 떠나신 뒤

밥 얻어먹던 고양이도 떠나고

마당 지킨 개망초만 피고 진 석 삼 년

담장 넘어 목 늘인 감나무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감은 익어가는데

떠나간 주인은 소식이 없고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먹잇감 구석마다 매달아 놓고

왕거미 주인 되어 집을 지킨다.

 

 

빈집 6

 

할머니, 요양원으로 떠나가신 뒤

드나들던 고양이마저 발걸음 끊고

마당 지킨 개망초만 피고 진 석 삼 년

담장 넘어 목 늘인 감나무에는

올가을도 어김없이 등불 밝혀 놓았는데

떠나간 주인은 기별도 없고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먹잇감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왕거미 주인 되어 집을 지킨다.

 

 

 

빈집 7

 

오밤중 숨죽이며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에 젖은 우편물은 떡이 되어 뒹굴고

마당 지킨 개망초 피고 진 석 삼 년

담장 넘어 목 늘인 감나무에는

올가을도 어김없이 등불 밝혀 놓았는데

떠나간 주인은 기별도 없고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먹잇감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왕거미 주인 되어 집을 지킨다.

 

 

시골 풍경 8

 

오밤중에 봇짐 싣고 주인 떠난 우편함엔

비에 젖은 우편물 떡이 되어 쌓이고

마당 지킨 개망초 피고 진 석 삼 년

담장 넘어 목 늘인 감나무는

올가을도 열매 달고 기다리는데

약속 없이 떠난 주인은 기별도 없고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먹잇감 대롱대롱 매달아 놓고

왕거미 주인 대신 집을 지킨다.

 

 

 

가을의 노래 8

 

오밤중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바람에 우편물 젖어 뒹굴고

개망초 허옇게 센 머리로

마당 지킨 석 삼 년

해마다 감나무 늘인 목은 하늘을 찌르고

새들에게 내어 맡긴 감은

몸 찢기며 바람에 산산이 부서지는 가을의 꿈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대를 이어 집 지키는 왕거미 세상

귀뚜라미 홀로 지새우는 밤 댓돌 밑

깊어가는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 9

 

오밤중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바람에 우편물 젖어 뒹굴고

허옇게 센 머리 개망초

마당 지킨 석 삼 년

감나무 늘인 목은 하늘을 찌르고

까치마저 건들지 않은 붉은 감은 미라가 되어

된서리 비바람에 부서지는 가을의 꿈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대를 이어 집 지키는 왕거미 세상

귀뚜라미 홀로 지새는 댓돌 밑

깊어가는 가을의 노래

 

 

가을의 노래 10

 

오밤중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바람에 우편물 젖어 뒹굴고

허옇게 머리 세어진 개망초

마당 지킨 석 삼 년

감나무 늘인 목은 하늘을 찌르고

까치마저 건들지 않은 붉은 감은 미라가 되어

된서리 비바람에 부서지는 가을의 꿈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대를 이어 집 지키는 왕거미 세상

귀뚜라미 홀로 지새는 댓돌 밑

깊어가는 가을의 노래

 

빈집의 가을 10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에 젖은 우편물 낙엽 속에 뒹굴고

허옇게 머리 세어진 개망초

피고 진 마당 구석에

감나무 늘인 목은 하늘을 찌르고

까치조차 남겨둔 붉은 감의 꿈은

된서리 비바람에 조각나버린 가을의 끄트머리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왕거미 집 지키고,

귀뚜라미 홀로 목놓아 우는 밤

허물어진 토방 밑 깊어가는 가을

 

 

빈집의 가을 풍경 12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에 젖은 우편물 낙엽 속에 뒹굴고

머리 세어진 개망초 피고 진 마당,

하늘 위로 목 늘인 뒤뜰 감나무

미라가 되어서도 간직하고픈 붉은 감의 염원으로

된서리 찬바람에 보타지는 늦가을 가지 끝 풍경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낮 잠자는 집 거미만 한가롭고

귀뚜라미 홀로 목놓아 우는

허물어진 토방 밑 깊어가는 가을밤

 

* 보타지다 : 마르다. 닳아지다. (‘밭다의 전라남도 방언)

 

빈집의 가을 풍경 13

 

주인 떠난 대문 앞엔

비에 젖은 우편물 낙엽 속에 뒹굴고

머리 세어진 개망초 피고 진 마당,

하늘 위로 목 늘인 뒤뜰 감나무에 매달린 홍시는

미라가 되어서라도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가지 끝 붙잡고 실랑이를 하는데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집 거미만 시름없이 낮잠 즐기고

귀뚜라미 홀로 목놓아 우는

허물어진 토방 밑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14

 

주인 떠난 우편함엔

빛바랜 우편물 비에 젖어 나풀거리고

세어진 머리 개망초꽃 피고 진 마당 뒤뜰

하늘 위로 목 늘인 감나무에 달린 홍시는

주인을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가지 끝 붙잡고 말라가는데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에는

집 거미 시름없이 낮잠 즐기고

귀뚜라미 목놓아 홀로 지새우는

허물어진 토방 밑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 15

 

주인 떠난 대문 앞에는

빛바랜 우편물 비에 젖어 나풀거리고

세어진 머리 개망초꽃 피고 진 마당, 뒤뜰

목을 늘인 감나무 가지 끝마다

올해도 변함없이 감은 붉게 익어가고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에는

시름없는 집 거미 낮잠이 한가롭고

귀뚜라미만 목놓아 떼창으로 지새우는

허물어진 토방 밑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16

 

주인 떠난 대문 앞에는

빛바랜 우편물 비에 젖어 붙어있고

세어진 머리 개망초꽃 피고 진 마당 뒤뜰

목을 늘인 감나무 가지 끝마다

올해도 한결같이 감은 익어가는데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시름없는 집 거미 낮잠이 한가롭고

허물어진 토방의 설움

귀뚜라미 떼창으로 달래는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17

 

어느 날, 대문 앞에

비에 젖은 우편물 뒹굴더니

마당 가득 개망초 피고 진 석 삼 년

올해도 목 길어진 감나무 가지 끝마다

동글동글 햇살 담고 열매 붉어지는데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시름없는 집 거미 단잠이 한가롭고

허물어진 토방의 설움

귀뚜라미 떼창으로 달래는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18

 

어느 날, 대문 앞에

비에 젖은 우편물이 쌓이더니

무너진 연탄 아궁이 뚫고 나온 담쟁이넝쿨

부서진 들창문 가리고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마당에 핀 개망초는 담 넘어 기웃기웃

목 늘인 감나무 가지마다 올해도

햇살 담은 감이 동글동글 익어가는데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한가로운 집 거미 시름없이 단잠 들고

허물어진 토방의 서러움

귀뚜라미 떼창으로 깊어가는 가을밤

 

 

가을 단상 19

 

어느 날, 대문 앞에

비에 젖은 우편물이 쌓이더니

불 꺼진 연탄 아궁이 뚫고 나온 담쟁이넝쿨

부서진 들창문 가리고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마당에 핀 개망초는 담 넘어 기웃거리고

목 늘인 감나무 가지마다

햇살 품은 열매 동글동글 익어가는데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한가로운 집 거미만 시름없이 단잠 들고

허물어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으로 깊어가는 가을밤

 

 

가을 단상 20

 

어느 날, 대문 앞에

비에 젖은 우편물이 쌓이더니

불 꺼진 연탄 아궁이 뚫고 나온 담쟁이넝쿨

부서진 들창문 가리고 처마 끝에 대롱대롱

문틈으로 기웃대는 개망초 세어진 머리

목 늘인 감나무 가지마다 달아 둔 열매

동글동글 햇살 품고 드러나는 가을

거미줄로 얽어맨 구멍 뚫린 바람벽엔

한가로운 집 거미만 시름없이 단잠 들고

허물어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으로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1

 

대문 앞에 하나,

비에 젖은 우편물 쌓이더니

처마 끝에 드리운 담쟁이넝쿨

부서진 창문 가리고

개망초 피고 진 뒤란에 목 늘인 감나무

잎사귀로 감싼 열매 올가을 더 풍성한데

거미줄로 얽어맨 무너진 바람벽엔

시름없는 거미는 단잠이 한가롭고

허물어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2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창문까지 드리운

처마 끝 담쟁이넝쿨

개망초 피고 진 뒤란

목 늘인 감나무 열매

감싸준 잎사귀 빛깔처럼 고운 때깔 드러나는데

시름없는 집 거미는

낮잠이 한가롭고

허물어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3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처마 끝에 드리워

창문 가린 담쟁이넝쿨

개망초 피고 진 뒤란, 목 늘인 감나무

잎사귀로 감싸고 때깔 곱게 키운 홍시

쪼아놓은 상처만 깊어지는 끄트머리 가을

시름없는 집 거미는

낮잠이 한가롭고

허물어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5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처마 끝에 드리워

자태 고운 담쟁이넝쿨

개망초 피고 진 뒤란, 목 늘인 감나무

잎사귀로 감싸고 때깔 곱게 키운 홍시

쪼아놓은 상처만 깊어가는데

시름없는 들풀거미 낮잠이 한가롭고

가로등 불빛마저 비켜 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6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처마 끝에 드리운

담쟁이넝쿨 고운 자태

개망초 피고 진 뒤란, 목 늘인 감나무

잎사귀로 감싸고 때깔 곱게 키운 홍시

쪼아놓은 상처 깊어가는데

시름없는 들풀거미 낮잠이 한가롭고

가로등 불빛마저 비켜 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7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처마 끝에 드리운

담쟁이넝쿨 때깔 곱고

개망초 피고 진 뒤란, 목 늘인 감나무

잎사귀로 감싸고 맛깔나게 키운 홍시

쪼아놓은 상처 깊어가는데

시름없는 들풀거미는 낮잠이 한가롭고

가로등 불빛마저 비켜 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에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8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벽 타고 오른 담쟁이넝쿨

처마 끝에 드리우고

개망초 피고 진 뒤란, 목 늘인 감나무

잎사귀로 감싸고 맛깔나게 키운 홍시

쪼아놓은 상처 깊어가는데

시름없는 들풀거미는 낮잠이 한가롭고

가로등 불빛마저 비켜 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에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의 가을 풍경 29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처마 끝에 드리운 담쟁이 그림자

깨진 창문 가리고

개망초 피고 진 뒤란에 목 늘인 감나무엔

잎사귀로 감싸고 맛깔나게 키운 홍시

쪼아놓은 상처 깊어가는데

시름없는 들풀거미는 낮잠이 한가롭고

가로등 불빛마저 비켜 간 토방 밑

귀뚜라미 떼창 소리에

깊어가는 가을밤

 

 

 

빈집 풍경 30

 

삐걱대는 대문 앞

빛바랜 우편물

깨진 창문에 드리운

처마 끝 담쟁이 그림자

개망초 사그라진 뒤란에 목 늘인 감나무

바라진 잎 사이 드러난 홍시

쪼아놓은 상처 깊어만 가고

시름없는 들풀거미 단잠이 한가론데

가로등 불빛마저 비켜 간 토방 밑 

귀뚜라미 떼 창 구슬픈

깊어가는 가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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