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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탄광 종업식

루스드라 2023. 9. 25. 16:40

화순탄광 118260

 

우리 고장에 탄광이 있는 것을 안 것은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서다.

그곳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고 외웠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연탄도 책에 그려진 그림으로 보았다

그때 우리는 나무에 불을 지피며 살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손님과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는 딴 세상 이야기를 선생님에게 들었다.

그때부터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광업소이고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우리 마을에도 광부가 나왔다. 화순광업소라고 쓴 통근차가 지나다녔다.

연탄표도 돌았다. 그 표를 사기 위해 순번을 기다렸다.

우리 집에 연탄을 들어온 것은 그 무렵의 일이다.

그것도 소죽을 끓여주는 작은방에만 연탄 아궁이를 놓았다.

당신의 일이 항상 우선순위였던 아버지의 결정이었다.

 

대한민국 산업화에 이바지한 118년 한 세기를 넘겼다

화순탄광이라 부르며 부러워했던 제일의 직장었다

한때 광부 일천여 명이 북적대었다는 호남의 경제 중심지에서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다.

20235월 일 이후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트를 보고 알았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탄광 118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서다

우리 고장에 탄광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그림으로 보았다 구공탄도

그때 우리는 나무에 불을 지피며 살았다

그래서 관심 밖이었다.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외웠을 뿐이다

 

밥때가 다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의 눈치를 보던 손님 앞에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가슴에 파동이 일었다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그때이다.

그때부터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광업소와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하늘의 별을 땄다고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다.

1호 광부가 나온 것이다.

그 후 연탄표가 돌았고 우리 집에도 연탄 아궁이를 놓았다.

소죽 끓이는 작은 방이었다.

어머니는 불평하지 않으셨다.

소가 우리 집 재산목록 1호였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광부 일천여 명이 북적대었던 호남 제1의 직장

마지막까지 전국 4대 탄광으로 손꼽히며

언론의 극찬 속에 118년 한 세기를 훌쩍 넘긴 화순광업소는

2023630일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화순탄광 118 (2)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서

화순탄광을 처음 알았다.

연탄도 그림에서 보았다

그때 우리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살았기 때문이다.

때가 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는 도시는 별천지였다.

그때부터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것이 내가 만난 광업소이고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세월 지나 우리 마을에도 광부 1호가 나왔다.

화순광업소 상징인 통근차가 지나다녔다.

시간이 지나자 연탄표가 돌았다. 그리고

부엌 구석의 나무 청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최근까지도 주택가 골목에는 연탄재가 눈에 띄었다.

 

화순탄광이라 부르며 부러워했던 제일의 직장이었다

한때 광부 일천육백 명이 북적대었던 제1호 화순광업소는

2023630일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다고 한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알았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탄광 118 (3)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서

화순탄광을 처음 알았다.

연탄도 그림에서 보았다

그때 우리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살았다.

때가 되도록 밥줄 생각도 안 하던 주인이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는 도시는 별천지였다.

그때부터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것이 내가 만난 광업소이고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세월 지나 우리 마을에도 광부 1호가 나왔다.

화순광업소 상징인 통근차가 지나다녔다.

연탄표가 돌고 부엌 구석의 나무 청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민의 시린 등짝을 녹여주던 연탄이 공기오염의 주역이 되었다.

올봄까지도 주택가 골목에는 가끔 연탄재가 눈에 띄었다.

 

화순탄광이라 부르며 부러워했던

대한민국 제1호 광업소 화순탄광은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면서 전국 4대 광업소였다

2023630일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다고 한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알았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탄광 118 (4)

 

 

5학년 사회책 지도 그림에서 화순탄광을 처음 보았다.

그때 연탄도 그림으로 만났다. 그리고

10년 후 우리 마을에서 광부 1호가 나왔다.

하늘에 뜬 별을 땄다고 온 동네가 들썩거렸다.

그 후 순번을 받은 연탄표로 구공탄이 우리 집에 들여왔고

구공탄을 직접 만났다.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는 도시는 별천지였다.

그때부터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것이 내가 만난 광업소이고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세월 지나 우리 마을에도 광부 1호가 나왔다.

화순광업소 상징인 통근차가 지나다녔다.

시간이 지나자 연탄표가 돌았다. 그리고

부엌 구석의 나무 청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최근까지도 주택가 골목에는 연탄재가 눈에 띄었다.

 

화순탄광이라 부르며 부러워했던 제일의 직장이었다

한때 광부 일천육백 명이 북적대었던 제1호 화순광업소는

2023630일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다고 한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알았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탄광 118 (5)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서

화순탄광을 처음 알았다.

연탄도 그림에서 보았다

그때 우리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살았다.

때가 되도록 밥줄 생각도 안 하던 주인이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는 도시는 별천지였다.

그때부터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것이 내가 만난 광업소이고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세월 지나 우리 마을에도 광부 1호가 나왔다.

화순광업소 상징인 통근차가 지나다녔다.

연탄표가 돌고 부엌 구석의 나무 청이 하나, 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민의 시린 등짝을 녹여주던 연탄이 공기오염의 주역이 되었다.

올봄까지도 주택가 골목에는 가끔 연탄재가 눈에 띄었다.

 

화순탄광이라 부르며 부러워했던

대한민국 제1호 광업소 화순탄광은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면서 전국 4대 광업소였다

2023630일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다고 한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 알았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탄광 118(6)

 

초등학교 5학년 사회책에서다

우리 고장에 탄광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그림으로 보았다 구공탄도

관심 밖이었다

우리는 나무에 불을 지피며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화순탄광은 오직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외웠을 뿐이다

 

손님과 마주 앉아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별천지 이야기는 그때 들었다

나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때 깨달았다

내 마음에 미동이 일었다.

도시에 가서 밥을 먹어보는 소원이 하나 생긴 것이다

 

그것이 내가 기억하는 광업소와 연탄의 신비로움이다.

 

하늘의 별을 땄다고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다.

1호 광부가 나온 것이다.

그 후 통근버스가 다녔고 연탄표가 돌았다

우리 집에도 연탄 아궁이를 놓았다.

소죽 끓이는 작은 방이었다.

어머니는 불평하지 않으셨다.

소가 우리 집 재산목록 1호라는 것은 불문율이었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서민의 시린 등을 따숩게 해주던

화순탄광 118년 역사는

2023630일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영원하라! 화순탄광, 아니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화순탄광 118(7)

 

화순탄광을 만난 것은

5학년 사회책에서다

구공탄 그림도 그때 보았다

숙명처럼 아궁이에 불 지펴 살던 시절

그림의 떡이었다

다만

시험을 잘 보려고 외웠을 뿐이다

이야기만 나누다 나간 주인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지금도 생생한 별천지 이야기 듣던 날 연탄은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다가왔다

 

별을 따기보다 어렵다던 1호 광부가 나온 날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다.

그 후 통근버스가 다니고 연탄표가 돌았다

한천 오음리에서 이양 강성리로 이어진 탄맥에서 캐낸 석탄은

능주역과 이양역에 쌓아두고 실어 날랐다

 

연탄공장이 들어선 능주에서

무연탄을 실은 소달구지가 도착하면

온 가족이

나뭇가지 태워 연탄에 불붙이는 날

검은 연지 찍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코끝에

이상한 냄새가 스치면 빨간 아홉 구멍 드러난 구공탄의 모습

작은 방에 연탄 아궁이를 놓은 것은 그 무렵이었다

소죽을 끓이기 위해서다

어머니는 불평하지 않으셨다.

소가 재산목록 1호라는 것은 불문율이었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서민의 시린 등을 따숩게 해주던 화순탄광

118년 역사는

마지막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폐광식을 했단다

2023630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영원하라!

화순탄광,

이제 정식 명칭을 돌려주마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화순탄광 118(8)

 

화순탄광을 만난 것은 5학년 사회책에서다

구공탄 그림도 그때 보았다

시험을 잘 보려고 외웠을 뿐 그림의 떡이었다

이야기만 나누다 나간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다가온 구공탄에 대한

별천지 이야기는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다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다.

세월 지나 한천 오음리에서 이양 강성리로 이어진 탄맥에서 캐낸 석탄은

능주역과 이양역에 쌓였고 전지 달린 모자 쓴 광부들을 볼 수 있었다.

능주에 연탄공장이 들어서고 소달구지에 무연탄을 실어 나르면서

시골 부엌을 반이나 차지했던 나무청이 없어졌다

 

나뭇가지 태워 연탄에 불붙이는 날

검은 연지 찍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코끝에

이산화탄소 냄새를 풍기면서 아홉 불구멍에 솟는 불꽃은

은밀하게 간직해온 신부의 첫날밤과도 같은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공허한 외침은 메아리처럼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서민의 시린 등 따숩게 해주었던 화순탄광,

118년 역사는

남겨진 광부 260여 명을 모아놓고

2023630일 문을 닫았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역사는 기억하리라! 화순탄광,

아니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118세 화순탄광 (9)

 

화순탄광도 연탄도 그림의 떡으로

5학년 사회책에서 처음 만났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열심히 외웠다.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나중에 들은 연탄 부엌 별천지 이야기는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머리에 박혔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한천 오음리와 이양 강성리에서도 탄이 나온다는 것을 안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탄이 쌓이고 전지 달린 모자 쓴 광부를 첨 본 날

소달구지에 싣고 온 무연탄을 만나 부엌 나뭇간에 쌓던 날

모두가 연탄의 신비한 경험이었다

 

나뭇가지에 불붙여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바람을 불어 넣을 때

이산화탄소 냄새를 풍기면서 아홉 불구멍에 솟아오른 불꽃은

은밀하게 간직해온 신부의 첫날밤과도 같은 설렘을 주었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공허한 외침은 메아리처럼 사라지고 마지막까지

서민의 시린 등 따숩게 해주었던 화순탄광,

118년 역사는 남겨진 광부 260여 명 모아놓고

2023630일 문을 닫았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그렇게 화순탄광,

아니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18세 화순탄광 (10)

 

그림의 떡처럼 화순탄광과 연탄을

5학년 사회책에서 처음 만나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열심히 외우던 날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연탄 부엌 별천지 이야기는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머리에 박혔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을 듣던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탄이 쌓이고 전지 단 모자 쓴 광부를 첨 본 날

소달구지에 싣고 온 무연탄을 부엌 나뭇간 자리에 쌓던 날

모두가 연탄이 주는 신비한 경험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바람을 불어 넣을 때

이산화탄소 냄새를 풍기며 푸른 빛 감싸고 돌면서

아홉 불구멍에 솟아오른 불꽃은

축제의 정점을 찍는 환희의 축포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화려한 명성 사라진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와

서민의 시린 등 따숩게 해주며 견디던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118세를 일기로

남겨진 광부 260여 명 목울음 속에

2023630일 문을 닫았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118세 화순탄광 (11)

 

5학년 사회책 속 화순탄광과 연탄을

그림의 떡 보듯 열심히 외우던 날

이야기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연탄 아궁이 별천지 이야기는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머리에 박혔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을 듣던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탄이 쌓이고 전지 단 모자 쓴 광부를 첨 본 날

소달구지에 싣고 온 무연탄을 부엌 나뭇간 자리에 쌓던 날

모두가 연탄이 주는 신비한 경험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바람을 불어 넣을 때

이산화탄소 냄새를 풍기며 누른빛에 감싸여

아홉 불구멍에 솟아오른 불꽃은 환희의 축포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화려한 명성 뒤로한 채 초라하게 버티면서

서민의 시린 등 따숩게 해주던 마지막 모습 남기고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118세 한 세기를 훌쩍 넘어

마지막 광부 260여 명 목울음 속에

2023630일 조용히 문을 닫았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118세 화순탄광 (12)

 

5학년 사회책 속 화순탄광과 연탄을

그림의 떡 보듯이 하며 외우던 날

이야기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도시의 연탄 아궁이의 신비로움은

화순광업소보다 더 가슴설레는 별천지 이야기였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을 듣던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탄이 쌓이고 전지 단 모자 쓴 광부를 첨 본 날

소달구지에 싣고 온 무연탄을 부엌 나뭇간 빈자리에 쌓던 날

모두가 연탄이 주는 신비한 경험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바람을 불어 넣을 때

이산화탄소 냄새를 풍기며 누른빛에 감싸여

아홉 불구멍에 솟아오른 불꽃은 환희의 축포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한 세기를 헌신한 공로 대신 지구온난화 주범이 된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118세 여정은

260여 명 마지막 광부 목울음 속에

2023630일 조용히 문을 닫았단다.

서민의 시린 등 따숩게 해주던 살가운 정 남기고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118세 화순탄광 (13)

 

화순, 탄광, 무연탄으로 기억하며

사회책 속에서 그림의 떡 보듯 외우던 날

때가 지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구공탄의 신비로움은

화순광업소보다 더 가슴설레는 별천지 이야기였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을 듣던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석탄이 쌓이고

불 달린 안전모 쓴 광부를 첨 본 날

부엌 나뭇간 빈자리에 무연탄을 쌓던 날

모두가 연탄이 주는 신비한 경험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불어넣은 바람에

이산화탄소 냄새를 풍기며 솟아오른

아홉 구멍 불꽃은 환희의 축화祝火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한 세기를 헌신한 공로 대신 지구온난화 주범이 된

118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는 마지막까지

연탄이라는 이름으로 서민 곁에서 살가운 정 남기고

260여 명 남겨진 광부 목울음 속에

2023630일 조용히 문을 닫았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한 세기를 풍미風靡한 화순탄광 (14)

 

화순은 탄광, 탄광은 석탄, 석탄은 무연탄

사회책 속에서 그림의 떡 보듯 외우던 날

때가 지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구공탄의 신비로움은

화순광업소보다 더 가슴설레는 별천지 이야기였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을 들은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쌓인 석탄을 무심코 지나친 날

불 달린 안전모 쓴 광부를 첨 본 날

나뭇간 빈자리에 무연탄을 쌓던 날은

그림 속에 갇힌 마음의 문이 하나씩 열리는 날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불어넣은 바람에

이산화탄소를 내 품으며 솟아오른 아홉 구멍 불꽃은

심중에 마지막 신비가 타오르는 축화祝火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한 세기를 헌신한 공로 대신 지구온난화 주범이 된

118세 노령의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연탄을 찾는 서민 곁에서 살가운 정 남기고

260여 명 남겨진 광부 목울음 속에

2023630일 조용히 문을 닫았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를 보고서야 알았다.

 

 

 

 

 

 

화순탄광 종업식 (15)

 

화순은 탄광, 탄광은 석탄, 석탄은 무연탄

사회책 속에서 그림의 떡 보듯 외우던 날

때가 지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구공탄의 신비로움은

화순광업소보다 더 가슴설레는 별천지 이야기였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온 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을 들은 날

능주역과 이양역에 쌓인 석탄을 무심코 지나친 날

불 달린 안전모 쓴 광부를 첨 본 날

나뭇간 빈자리에 무연탄을 쌓던 날은

그림 속에 갇힌 마음의 문이 하나씩 열리는 날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불어넣은 바람에

이산화탄소를 내 품으며 솟아오른 아홉 구멍 불꽃은

심중에 마지막 신비가 타오르는 축화祝火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지구온난화 주범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한 세기를 풍미風靡한 죄의 굴레 벗지 못한 채

연탄재 살가운 정 서민 곁에 두고

260여 명 남겨진 광부 목울음 속에

2023630118세 노령으로 종업했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화순 곳곳에는 풀죽은 플래카드가 비에 젖어있었다.

 

 

 

 

 

 

화순탄광 종업식 (16)

 

화순은 탄광, 탄광은 석탄, 석탄은 무연탄

사회책 속에서 그림의 떡 보듯 외우다 들은

때가 지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구공탄의 이야기는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오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이 들리고

능주역과 이양역에 산더미 같이 쌓인 석탄을 보고

불 달린 안전모 쓴 광부를 처음 보고

나뭇간 빈자리에 무연탄을 쌓던 일은

그림 속에 갇힌 신비의 문이 하나씩 열리는 날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불어넣은 입바람에

이산화탄소를 내 품으며 솟아오른 아홉 구멍 불꽃은

심중에 마지막 신비가 타오르는 축화祝火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한 세기를 풍미風靡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지구온난화 주범의 굴레를 쓴 채

타다남은 연탄재 살가운 정 서민 곁에 두고

남겨진 광부 260여 명 목울음 속에

2023630118세 노령으로 종업했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플래카드 줄 따라 닭똥 같은 빗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탄광 특집 시>

 

화순탄광 종업식(17)

이성교

 

화순은 탄광, 탄광은 석탄, 석탄은 무연탄

사회책 속에서 그림의 떡 보듯 외우다 들은

연탄불에 밥솥 얹어 놓고

때가 지나도록 이야기만 나누던 주인이

밥상 들고 들어온다는 구공탄 이야기는

화순광업소보다 더 신비롭게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온 마을이 시끌벅적했던 화순탄광 1호 광부가 나오고

동면, 한천, 이양, 동복에서도 탄을 캔다는 소문이 들리고

능주역과 이양역에 산더미 같이 쌓인 석탄을 보고

불 달린 안전모 쓴 광부를 처음 보고

나뭇간 빈자리에 무연탄을 쌓던 일은

그림 속에 갇힌 신비의 문이 하나씩 열리는 날이었다

 

불붙인 나뭇가지에 구공탄 올려놓고

훌쩍거리는 코끝에 검은 연지 찍어가며

볼이 터지도록 불어넣은 입바람에

이산화탄소를 내 품으며 솟아오른 아홉 구멍 불꽃은

심중深重에 남은 신비가 타오르는 축화祝火였다

 

대한민국 1호 탄광,

대한민국 산업화 1등 공신

호남 제1의 직장

광부 일천육백여 명이 북적대던 전국 4대 탄광

 

한 세기를 풍미風靡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

지구온난화 주범의 굴레를 쓴 채

타다남은 연탄재 살가운 정 서민 곁에 두고

남겨진 광부 260여 명 목울음 속에

2023630118세 노령으로 종업했단다

 

광부 여러분!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닭똥 같은 빗물이 플래카드 따라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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